원일이가 툭 던지고, 경태가 슥 받아 이번주 모임이 결정됐다.
오늘 지난주에 미뤄진 모임 합니다. 충일이 들어가기전 마지막모임 이라 꼭 참석바랍니다. 장소랑 시간 의견들 내주시면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의견들 좀 내보세요.. [조원일]
올만에 동인천 어떠신가요? 전에 충일형이 가고 싶다하여 말씀 드립니다 [경태]
선학 꽐라모임
나중에 자세히 이야기 할 기회가 있겠지만, 원래 원일이가 편한사람 모아서 하던 모임인데, 울 아버지 돌아가시고 그게 계기가 되서 10년 만에 다시 만난 원일이가 불러준 모임이다.
모임은 원일이, 나, 경태, 숙경씨. 경태는 처음 소개받을때 어디서 많이 얼굴이 익다 싶더니 인천 중창단 후배였고 특히 연합모임에서 봤던 기억이 났다.
숙경씨는 원일이의 오랜 직장동료로 지금은 또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지만 사는곳도 같고 잘 맞아 오래 보는 중이다.
어째든… 이게 왜 꽐라모임이냐면, 잘먹는다 술을, 특히 우리 워뉘리… 항상 즐겁게 꽐라가 되어 주신다.
중국 들어가기 전 마지막 주말 모임
물리학적 개념으로 시간이 흐른다는것은 허상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낱 시간에 기대여 변화를 바라보는 우리에게는 시간은 실존적으로 흐른다.
결국… 이번 나의 여름에서 시간은 빠르게 흘러, 그 찬란하던 순간들은 유난히도 짧게 느껴졌다.
동인천
도시들이 재개발 되면서 삶은 윤택해진듯 싶지만서도 그 고장의 유니크함을 잃어가는것이 좀 가슴이 아프다. 인천에서 인천다운 또는 인천만의 느낌을 가지고 싶다면 나는 인천의 옛 도심, 특히 대한서림부터 신포동, 또는 기독병원자리에서 차이나타운 직전까지 이어지는 개항로로 이어지는 동인천을 보라 하고 싶다.
언젠가 좀 더 자세히 이곳에 대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겠지만, 짧게 이야기해 보자면 내 유년시절과 청소년기의 행복했던 기억들이 남은 장소들이다. 부모님과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기 위한 장식을 사러간다던지, 태어나서 처음 본 영화, ET를 이모가 데려가서(애관극장) 봤던 기억이라던지, 햇살 가득한 가을에 헌책방거리를 걸으며 문학력을 한창 올리던 기억이라던지, 중창단 친구들과 숭의교회에서 신포동까지 노래부르며 걷던 기억이라던지, (불량서클은 아닌데…) 서클 청소를 마치고 내려오며 라면 한사리 하고, 다른 여고 서클들과 ’좌담회’라는걸 하던 기억이라던지, 관심있는 친구에게 뭔가 의미있는 선물을 했던 장소라던지… 많은게 거기 있었고, 조금은 빛 바래 쓸쓸하긴 해도 그 때의 얼굴로 반갑게 맞아주는 곳이다.
닭한마리
보통 원조는 서울로 알고 있다. 인천에서 유명한 닭한마리 집은 동암에 하나 그리고 여기가 있다. 원래는 인하대 후문에 있던게 여기로 옮겨왔다는데, 원일이의 오랜 단골집이다. 원일이의 오랜 단골집이다 보니, 이놈이 너스레도 좋다. 어찌어찌 하다 이야기가 아주머니가 우리나이때 원일이는 이 집을 처음 찾았단다. 20년 세월이라는 이야기다.
원일이 말로는 매콤한맛 닭한마리는 여기가 최고라고 한다. 정말 동감이다. 매콤하다 하는데 하나도 안맵다. 그러나 적절한 걸죽함과 매콤함이 감칠맛이라고 밖에는 따로 표현하기 어렵다. 닭한마리에 수제비가 둥둥 뜬다, 양념이 잘 밴 고기와 국물은 술을 부른다.
앞접시에 부추를 좀 깔고 간장과 고추가루 그리고 식초로 자기만의 양념장을 만든다. 나는 살코기 파라 듬성듬성한 뼈에서 살코기만 발라 앞접시에 담는다.
그리고 또 이어지는 이야기 한 보따리. 다들 열심히 살고 있다. 여기서는 아니였지만 우리 이야기에 노래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정말… 이놈의 재능과 해석력은, 아오… 싸랑한다… 결국 푸치니 오페라의 유명 아리아 <네순도르마>, 공주는 잠못 이루고의 결말은
이겼따~~!!!
잘 먹고 마지막에 칼국수… 이걸 기다렸다. 보통 입이 짧은 나지만 이걸 마다할 순 없다. 잘 먹고 2차로~~
들어갈때 밝았던 하늘이 아름답게 저물어간다.
안하던 술먹다 오미자차 한잔하러 가는길 (개항장길)
웃기는게 이 조합으로 우리가 커피샾을 가본적이 없다. 간만에 여기까지 나왔는데 개항장 거리를 너무 가보고 싶었다. 한참을 우겨서 개항장거리 끝에 있는 ’관동 구락부’로 가기로 했다. 이미 거리엔 땅거미 지고 파랗던 하늘은 보라색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가는 도중 마주치게 되는 신포동 로데오거리, 내리교회, 답동성당, 신포시장. 할말은 많지만 아꼈다가 하나씩 하도록 하자.
개항장은 이 시간대가 가장 아름답다. 해가 질무렵 골목길 보다는 조금 넓지만 아담한 거리의 전신주들, 그리고 그 사이를 가로지른 전선에 달려있는 전구들에서 불이 들어온다.
이 시간이 나에게는 마법의 시간, 순간 유년시절의 나와 함께 걷고 있다.
거리를 걸으며 소화도 좀 시키고 관동구락부에 들려 냉 오미자차와 옛날식 팟빙수로 입가를 리프레쉬 할 수 있었다.
건강하기만 합시다 우리 싸랑하는 사람들
이후 진정한 2차는 생선구이집… 시덥잖은 이야기들, 옛날 추억들, 그리고 간간히 요즘의 고민들. 사람이 추억으로 살아가게 되면 늙은거라 하는데, 뭐 좋다.
건강하게 같이 늙어갑시다 우리 싸랑하는 사람들아.